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말레이시아 검찰에 구속기소 됐던 베트남 여성 도안티흐엉(31)이 3일 출소했다. 흐엉을 마지막으로 김정남 암살 사건에 연루된 이들이 모두 석방되면서 이 사건은 발생 2년여 만에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흐엉의 변호인은 이날 오전 7시쯤(현지시간) 흐엉이 말레이시아 까장의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흐엉은 지난달 1일 살인이 아닌 상해 혐의가 적용돼 징역 3년4개월이 선고된 바 있다. 그는 지난 2년여간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으며 형기를 채운 데다 모범수로 인정돼 감형돼 예상보다 일찍 출소했다. 흐엉은 이날 저녁 베트남 국적기를 타고 귀국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주재 베트남 대사관 관계자는 출소하는 흐엉의 모습에 대해 “행복해 보였다”고 전했다.
흐엉은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7)와 함께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재판에서 한국의 리얼리티TV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는 북한인들 말에 속았다고 증언했다. 시티는 지난 3월 11일 말레이시아 검찰이 공소를 돌연 취소해 전격 석방됐었다. 당시 북한과 인도네시아,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김정남 암살 사건은 26개월 만에 ‘죽은 사람은 있지만 죽인 사람은 없는’ 영구미제로 남게 됐다.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여성 2명이 모두 석방되면서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재판을 받는 피고인은 아무도 없게 됐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