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기술과 관련해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인력 빼가기’ 등 의혹을 제기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법적 대응’을 시사해 맞소송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LG화학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3일 밝혔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7년부터 2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에서 핵심인력 706명을 빼갔다며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했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인 SK 베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인력 빼오기 식으로 채용한 적이 없으며 모두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며 “기업의 정당한 영업활동에 대한 불필요한 문제 제기이자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한 데 따른 국익 훼손의 우려가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LG화학은 지난 2일 “오랜 연구와 막대한 투자로 확보한 핵심기술과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으로 국익을 위하는 일”이라며 “후발업체가 기술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손쉽게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반박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지난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뒤 조 단위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이미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경쟁기업과 설계와 생산 기술 개발 방식의 차이가 커 특정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경쟁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배터리 싸움’ 2차전 돌입하나…SK이노 “LG화학, 근거없는 비방 계속하면 법적대응”
입력 2019-05-03 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