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거미손’ 이선규(38·KB손해보험)가 16년간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는다.
KB손해보험은 3일 이선규가 은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선규는 구단을 통해 “선수생활을 마무리한다니 시원섭섭하다”며 “적절한 시기에 물러나는 것이 오랜 시간 이어온 선수생활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선수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한국 배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며 “그동안 많은 응원과 사랑을 주신 팬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한양대 3학년이던 2003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이선규는 2005년 프로배구 원년부터 코트를 밟았다. 2013년 삼성화재로 이적한 후 3시즌 동안 활약했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16년에는 KB손해보험으로 옮겨 3시즌 동안 뛰었다. V리그에서만 15시즌을 뛰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특히 블로킹에선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매번 새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지난해 2월 남자부 처음으로 1000블로킹을 달성한 데 이어 V리그 블로킹 역대 1위(1056개) 자리를 유지해왔다. 2위 윤봉우(우리카드)가 897개, 3위 하현용(KB손해보험)이 814개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센터 최초 3000득점 기록도 수립했다. 출전 경기 수는 여오현(현대캐피탈·487경기)에 이어 2위(467경기)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해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선규는 KB손해보험 유소년 배구교실에서 유소년 육성담당 및 스카우터로 새로운 배구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이선규의 은퇴식은 2019-2020 시즌 KB손해보험 홈경기 때 진행할 예정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