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 5명이 ‘집단 삭발’로 패스트트랙 정국 저지 투쟁을 결의했다. 당초 11명 삭발식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5명이 참여했다. 한국당은 2·3차 릴레이 삭발을 예고했다.
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과 윤영석·성일종·이장우 의원,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간이 의자 5개를 놓고 일렬로 앉아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들의 앞에는 60명 안팎의 당원들이 앉아서 애국가를 제창하며 삭발식을 지켜봤다. 흰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맞춰 입은 이들 5명은 이발기로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동안 눈을 지그시 감고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삭발을 마친 김 의원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그 추종세력이 불법과 야합으로 공직선거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에 태운 의회민주주의 폭거에 삭발 투쟁으로 항의하고자 한다”며 “그들이 4월 29일 자행한 불법 사·보임, 편법 법안제출, 도둑회의를 통한 패스트트랙 지정은 원천 무효”라고 밝혔다.
삭발식 사회를 맡은 전희경 대변인은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삭발식은 폭주하는 권력의 횡포에 맞서는 비폭력 저항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이들과 별도로 한국당 지도부는 청와대 앞으로 몰려가 장외 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청와대 앞에 탁자·의자를 놓고 최고위원회를 열었다. 탁자 주변에 ‘민생파탄 친문독재 바로잡겠습니다’라는 현수막과 ‘독재타도 헌법수호’ ‘친문독재 민생파탄’이라는 문구를 적은 팻말이 걸렸다.
황교안 대표는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권은 ‘악법’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며 “이 정권이 대오각성하고 정상적 국정운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국민의 분노가 청와대 담장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으면 대화는 어렵다. 제1야당에 대한 고발과 협박을 멈추라”며 “패스트트랙 처리 주문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해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지금이라도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양개특위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철오 기자, 영상=최민석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