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만에 금은방 턴 20대 구속…토치로 금반지 녹여 덩어리 만들기도

입력 2019-05-02 17:07
대전시의 한 금은방을 털고 달아난 피의자 A씨. 대전 유성경찰서 제공

망치로 금은방 문을 깨고 1분만에 수천만원 어치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피의자는 장물을 처분하기 위해 금반지 일부를 토치로 녹여 다른 금은방에 판매를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A씨(23)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오전 3시21분쯤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한 금은방의 전면 강화유리를 망치로 깨고 2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인터넷 게임에 빠져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A씨는 생활비가 떨어지자 금은방을 털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됐다.

범행 전 금은방 여러 곳을 답사한 그는 방범셔터가 설치돼 있지 않고 출입문 쪽에 순금이 진열된 곳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가 망치를 깨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1분에 불과했다.

범행 이후 A씨는 훔친 귀금속에 일련번호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은방에 그대로 팔면 경찰에 추적을 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그는 순금반지 일부를 5시간 동안 토치램프로 가열해 녹여 2개의 덩어리로 만든 뒤 다른 금은방에 판매를 시도했다. 그러나 금은방이 녹인 금을 매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를 하천에 버렸다. 경찰은 잠수부를 동원해 이 금덩어리를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다.

CCTV 등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지난 23일 전남 무안의 한 PC방에서 그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는 훔친 금목걸이를 목에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녹인 금을 하천에 버렸다고 진술해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했지만, 물 속이 혼탁해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