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이 빈타에 좌절했다. 8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았지만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올 시즌 가장 좋았던 투구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빛을 잃었다.
류현진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가진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LA 다저스의 선발로 등판, 8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2014년 5월 27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7⅓이닝을 던진 뒤 5년 만에 8회까지 던졌다.
선발로 등판해 8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세 차례뿐이었다. 2013년 5월 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9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완봉승을 거뒀고, 그해 9월 1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8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한 이번에는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모두 107개의 공을 던졌다. 올 시즌 최다 기록. 가장 빠른 공은 시속 92.7마일(약 149.2㎞)로 날아갔다. 제구력도 좋았다. 삼진 6개를 빼앗는 동안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전부터 앞선 5경기에서 모두 기록했던 피홈런도 이날만은 없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96에서 2.55로 내려갔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이 류현진의 호투에 부응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6개의 안타를 때렸지만 득점으로 연결한 적시타는 1개뿐이었다. 집중력이 부족했다.
류현진은 1회말 다소 흔들렸다. 샌프란시스코 선두타자 스티븐 두가르에게 좌중간 1루타, 2번 타자 타일러 오스틴에게 중전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후속타자 브랜던 벨트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3루 주자의 두가르에게 홈을 빼앗겼다. 류현진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류현진은 그 이후 노련하게 경기 운영 능력을 되찾았다. 추가 실점 없이 다음 타자들을 요리했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 4번 타자 버스터 포지에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다저스 좌익수 크리스 타일러의 다이빙캐치로 라인드라이브 아웃을 이끌어내는 수비 지원도 받았다.
문제는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에게 눌린 다저스 타선이 좀처럼 터지지 않은 점에 있었다. 다저스는 6회초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2루타와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 류현진을 패전 위기에서 끌어냈다. 그 이후 다저스의 추가점도 없었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9회초 타석에서 오스틴 반스와 교체됐다. 류현진의 4승 도전은 다음으로 미뤄졌다. 다저스는 같은 회 공격에서 1사 1·2루의 기회를 만들었지만 끝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여기서 득점했으면 류현진은 승을 쌓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현재 3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다저스는 9회말 수비 때 2사 1·2루에서 포지에게 좌전 끝내기 적시타를 맞았다. 포지를 상대한 투수는 페드로 바에즈였다. 류현진과 바에즈 사이에서 2/3이닝을 막았지만 책임 주자를 내보낸 다저스 불펜 훌리오 유리아스가 패전을 기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