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반다이크와 ‘발롱도르’ 대결 1라운드 판정승

입력 2019-05-02 14:30
리버풀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가 2일 FC바르셀로나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상대 공격수 리오넬 메시를 쫓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리버풀의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에 비유됐다. 유럽 프로축구에서 올 시즌 가장 많이 득점한 공격수 리오넬 메시, 이와 반대로 가장 적게 실점한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가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메시와 반다이크는 스페인과 잉글랜드 프로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다. 반다이크는 지난달 28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로부터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메시 역시 시즌이 끝난 후 수여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우수 선수상의 1순위 후보다.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확정 지었고, 34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에 올라있다.

두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인 만큼 현역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의 유력한 후보자들이기도 했다. 발롱도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지난 5년간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에서 발롱도르 수상자가 나왔다. 바르셀로나와 리버풀의 준결승전이 ‘발롱도르 대결’로 불렸던 이유는 그래서다.

1차전에서는 메시가 판정승을 거뒀다. 바르셀로나는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캄프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8-2019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3대 0으로 승리했다. 메시는 중원과 전방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리버풀은 메시에게 전담 수비수를 붙이는 대신 팀플레이로 막으려 했다. 파비뉴, 제임스 밀너, 나비 케이타가 2선 중원에 배치돼 강도 높은 압박으로 메시를 몰아넣었다. 초반에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전략이 효율적으로 먹혀드는 듯싶었으나, 바르셀로나는 이내 흐름을 되찾았다. 무엇보다 메시의 몸 상태가 워낙 좋았다. 전반부터 센터 지역에서 두세 명의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리버풀을 괴롭히더니, 후반전에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FC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2일 리버풀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상대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를 피해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공격의 흐름을 뺏긴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추가골을 터뜨리더니, 후반 37분에는 환상적인 프리킥 득점까지 뽑아냈다. 반다이크는 메시의 활약을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영국 스포츠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메시에게 평점 10점을 부여했다. 반면 반다이크에게는 22명의 양 팀 선발 선수 중 4번째로 낮은 6.1점을 매겼다. 극명한 평점에서 알 수 있듯 이날 두 선수의 희비는 확연하게 엇갈렸다.

경기가 끝난 후 영국 ‘비인 스포츠’에서 객원 해설가로 활약했던 전 아스널 감독 아르센 벵거는 반다이크의 실수를 지적했다. “리버풀에는 가혹한 경기였다”며 “첫 득점에서는 명백한 반다이크의 실수가 나왔다. 루이스 수아레스를 확실하게 쫓아가 막아야 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 유력 후보군이 ‘메시 1강’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다만 반다이크에게도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기회는 있다. 오는 8일 안방인 잉글랜드 리버풀 안필드로 돌아와 2차전을 치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반다이크에게 남은 것은 메시에게 당한 설욕을 씻어내는 것뿐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