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강로한(27)은 지난해까지 철저히 무명선수였다. 2015년 2차 7라운드 68순위로 롯데에 입단했으니, 주목을 받을 수 없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뛴 경기는 2015년 22경기가 전부였다. 주로 대수비로 출전했기에 6타수 1안타, 타율 0.125에 불과했다. 2016년 시즌 중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개명까지 했기에 그를 아는 야구팬은 많지 않았다.
올해 들어 조금씩 그의 이름이 언론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개막전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지만 지난달 4일 1군에 콜업됐다. 지난달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그 뒤로는 대수비로 주로 출전했다.
지난달 26일 두산전에서야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수비 강점이 발탁 배경이었다.
강로한은 코치진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날 경기 4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NC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의 선상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타석에서도 롯데가 1-0으로 앞선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중월 2루타를 때려냈다.
1일 경기에선 타격에서 믿음을 심어줬다. 2회 말 손아섭의 1점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2사 1루 상황에서 3루타를 때려내며 점수를 보탰다. 6회 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려냈다.
강로한은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해 18타수 6안타, 타율 0.333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 1개와 3루타 2개를 때려냈다. 3타점과 6득점을 올렸다. 볼넷 1개를 추가해 출루율은 0.368이다. 도루도 1개 있다. 실책은 2개다.
강로한은 롯데가 선택한 고육책에 가깝다. 무릎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진 한동희(20)를 대신할 선수가 필요했다. 지난해 후반기 깜짝 활약했던 전병우(27)마저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 한동희는 부상 여부를 떠나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일단 실책이 7개로 너무 많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의미다. 홈런은 2개를 때려냈지만 28경기에서 31개의 삼진을 당했다. 득점권 타율은 고작 1할이다. 대체제 필요성은 계속 제기돼 왔다.
강로한은 아직 백업선수다. 주전 3루수로 당분간 출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아직 없다. 또 지금까지 보여줬던 기량이 깜짝 활약으로 끝날 수도 있다. 빠른 발과 뛰어난 수비력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지속 여부는 자신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나갈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