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해산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 열흘 만에 160만명을 돌파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일각에서 이를 평가절하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국민청원 역대 최고 기록을 훌쩍 넘어선 이들이 참여했지만, 그 숫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해산 청원과 관련해 당내 분위기를 묻는 말에 여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내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제가 볼 때는 150만이 되든 200만이 되든 그런 부분들 가지고 옳다 그르다 이런 문제는 그것도 여론이다, 이렇게 저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자유한국당 해산 이런 문제 같은 경우도 청원 문제로 해서 하는 이런 부분들이 이런 나라가 어디 있냐”고 되물었다. 이어 “정당이란 게 헌법에 명시돼 있고 또 헌법재판소에서 사유가 있을 때 해산되는 거지 그렇지 않냐”면서 “이러한 장난을 치는 이러한 지금 문재인 정부의 그런 그 여론조작과 또 여론몰이하고 하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게 국가에 바람직스럽냐”고 비판했다.
김태흠 의원은 정치적 이유로 시작된 청원인 데다 더불어민주당 등 당원이나 지지자가 해당 청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온 숫자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50만, 200만 되는 이런 부분, 300만 될 수도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태흠 의원은 진행자가 ‘만만치 않은 숫자인데도 여론몰이로 보냐’는 식으로 되묻자 이를 긍정하면서 “지지자들 거기 당원들만 하더라도 그 숫자 더 많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해산 청원 관련해 베트남 유입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트래픽 데이터를 검증하는 취지로 요구한 정보공개가 타 정당(자유한국당)의 정치인에게 인용돼 ‘청원에 동의한 100만명 중 14만명이 베트남’과 같은 관련 없는 이야기로 번진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국민청원수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저는 이미 작년 9월부터 누차 청와대 청원은 모집단의 구성방식 때문에 통계적으로 무의미하고 어떤 가설을 검증하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해왔다”면서 “청와대 청원이 유의미한 정치적 주장의 공간이 되려면 인증방식이 지금과 같은 중복계정이 허용되는 SNS계정방식이 아니어야 하고, 청원링크가 유포되는 경로가 과학적으로 설계돼야 한다”라고 했다. 또 “청원이 순기능을 하고 있는지, 사회갈등을 양산하는 세과시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보완 또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22일 올라온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은 2일 오전 5시20분 현재 164만3000여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청와대 국민청원 개설 이래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기록이다.
이에 맞불로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도 같은 시각 26만5000명이 동의 서명을 남겼다. 답변 충족 수인 20만명을 둘다 넘겨 청와대는 두 청원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