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짓밟는 것” 박원순, 한국당 ‘광화문 천막당사’ 맹비난

입력 2019-05-01 16:07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천막 당사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서울시장이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당이) 광장을 짓밟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한국당이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며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고 천막농성에 들어가겠다고 한다”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여야 4당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명분 없고 불법적인 장외투쟁을 하고야 말겠다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행태는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금이 국회를 버리고, 민생을 버려가며 광장에 불법 천막을 칠 때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세월호의 진실규명을 위한 국민들의 요구를 억압하고, 국정농단을 야기했던 정당이 헌법수호와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며 장외투쟁을 하겠다니요”라고 비난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에 대해 “오랜 시간 우리는 광장에 모여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리고, 진실을 요구하고, 이 땅의 정의를 밝힐 촛불을 들고 시대정신을 반영한 목소리를 내왔다”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오랜 시간 지켜왔던 광장”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2차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박 시장은 “그래서 광장의 기억은 위대하고 아름다웠던 것”이라며 “광장에 부끄러운 기억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의 허가 없이 광장을 점거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법 위에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저는 시민들과 함께 서울시장이 갖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광장 사용 불허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당은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법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치고 장외투쟁을 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담아낼 집회, 범국민적 서명운동과 함께 전국의 민생현장을 찾아서 국민들과 함께 싸우는 투쟁 방법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권을 가진 서울시가 불허 방침을 밝히면서 장외투쟁을 본격화하려던 한국당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강문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