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등 한국당 의원 10명이 1일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 사법개혁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집단 삭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0일 “20대 국회는 죽었다”며 스스로 머리 깎는 사진을 올린 박대출 의원 뒤를 이은 집단 삭발식이다.
삭발식은 2일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 밑에서 열린다. 정 의장을 포함해 김태흠, 정갑윤, 김기선, 박덕흠, 윤영석, 이장우, 이만희, 최교일, 성일종 의원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태흠 의원은 삭발 당사자들이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나와줄 것을 요청했다. 여성 당원 20명도 참석해줄 것을 독려했다.
첫 번째 삭발 주자인 박 의원은 전날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머리를 깎았다”며 “이 작은 저항의 물방울이 큰 바다를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해서는 “문재인정부가 국회를 완전히 장악했다. 그들이 후회하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 저지에 실패한 뒤 본격적인 장외 투쟁을 예고한 상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의원들의 삭발은 개인차원을 넘어선 일”이라며 “어제 의원총회에서 함께 논의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당 차원의 서명운동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