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신난 얼굴?…문 대통령 앞 편안해진 이재용 부회장 표정

입력 2019-05-01 14:53 수정 2019-05-01 15:2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0일 경기도 화성 자사 공장에서 개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한국의 반도체 비전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오르는 문재인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한결 편안해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표정이 비상한 주목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건설 중인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의 극자외선(EUV)동 건물을 가리키며 “이것을 짓는 돈이면 인천공항 3개 짓는다”고 농담을 건넬 만큼 문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오후 2시부터 EUV동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90분간 동행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EUV 공정 7나노 웨이퍼·칩 출하 기념식을 갖고 EUV동 건설현장을 둘러보는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집권하고 처음으로 국내에서 삼성 공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청와대로 초청한 기업인들과 산책에서 이 부회장의 초대를 받고 “얼마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이 약속은 3개월 만에 지켜졌다.

EUV동은 지난해 2월 착공돼 2020년 2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지금은 건설 단계에 있다. 이 부회장은 EUV동 건설현장에서 경과를 보고받으며 그 내용을 함께 경청하는 문 대통령에게 “이것을 짓는 돈이면 인천공항 3개 짓습니다. 이 건물 하나를 짓는데요”라고 말했다.

건설 경과를 보고하는 직원을 바라보는 문 대통령의 등 뒤에서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어딘가 자신감에 차 있고, 한편으로는 웃음기가 묻어나는 표정도 지었다. 문 대통령은 뒤를 돌아보며 “오! 그래요?”라고 답했다.


SBS 방송화면 촬영

이 부회장의 표정은 대중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평소 경직된 듯 진의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 이 부회장의 표정과 사뭇 달랐다.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이 부회장이 매우 신났을 때 짓는 표정을 은연 중에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표정은 문 대통령과 거리감을 좁혔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집권한 뒤 2년간 국내·외 행사에서 이 부회장을 7차례 만났다. 지난해 7월 9일 인도 노이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제2공장 준공식에서 처음, 같은 해 9월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번째로 이 부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 1월 2일 신년 인사회, 같은 달 15일 기업인과 대화에서 이 부회장을 만났다. 지난 2월 27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방한 오찬에서도 이 부회장과 동석했다.

한편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으며 현재는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