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늘 ‘레이와 시대’ 개막… 나루히토 새 일왕 즉위

입력 2019-05-01 10:53
나루히토 일왕과 마사코 왕비. AP뉴시스

일본은 1일 오전 0시를 기해 ‘레이와(令和)’ 시대를 열었다. 나루히토(59)는 하루 전 물러난 부친 아키히토(86)로부터 왕권을 세습했다. 레이와는 나루히토 국왕 체제에서 일본의 연호로 사용된다. 이날은 일본에서 ‘레이와 1년 5월 1일’이다. 이 연호는 일본의 공공기관과 주식시장 등 주요 행정·산업 분야에서 그레고리력의 연도와 병기된다.

나루히토 국왕은 오전 10시30분 일본 도쿄의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에서 즉위식을 가졌다. 고쿄 내 접견실인 마쓰노마에서 일본 왕실의 상징인 삼종신기(三種神器)를 물려받았다. 삼종신기는 일본 신화의 세 가지 보물인 검·거울·곡옥을 말한다. 삼종신기와 함께 국왕의 도장인 옥새가 나루히토 국왕에게 넘겨졌다. 나루히토 국왕은 이제 제126대 일왕으로 정식 승계됐다.

나루히토 국왕은 오전 11시10분부터 국민을 만나는 조현의식을 갖는다. 여기서 즉위사를 밝힐 예정이다. 입헌군주국인 일본에서 왕은 국정의 권한을 갖지 않고 ‘일본인의 대표자’ 격으로 상징성만 갖고 있다. 다만 일본의 정치·외교적 방향성을 즉위사에 담을 수는 있다. 극우 성향의 집권 자민당과 다르게 반전(反戰)과 평화를 지향한 부친과 같은 입장을 밝힐지가 주목된다.

나루히토 국왕은 아키히토 선왕의 장남이다. 1960년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에 태어난 전후세대의 상징과 같다. 자민당의 수장인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관료 300명은 나루히토 국왕 즉위식에 참석한다. 아베 총리는 국민 대표자로 이 자리에서 발언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