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회원 앞에서 바지 내린 향우회 간부… 문제 제기한 회원은 ‘제명 처리’

입력 2019-04-30 18:16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고양시의 한 향우회 간부가 워크숍 자리에서 자신의 주요부위를 노출하며 여성회원들을 성희롱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향우회는 윤리위원회 개최와 사과를 촉구해 온 일부 회원들을 제명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29일 고양시 호남향우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이 지역 호남향우연합회 A회장과 사무총장, B고문, C지회 회원 등 30여 명이 제주도로 워크숍을 떠났다.

1박2일로 떠난 워크숍에는 여성회원들이 10여 명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술잔이 오고 가던 중 노래방에서 B고문이 갑자기 자신의 바지를 내리면서 문제의 발단이 됐다.

B고문은 바지를 벗고 주요 부위에 양말을 씌웠고 이마저도 벗겨지면서 그대로 하반신이 노출됐다.

이를 본 여성 회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소동이 빚어졌고 한 남성 회원은 B고문의 얼굴에 물을 끼얹는 등 강하게 항의했다.

큰 소동 이후 자리는 마무리됐지만 문제는 이후 A회장이 B고문에게 물을 뿌린 회원에게 오히려 사과를 요구하면서 더욱 커졌다.

특히 올해 수차례에 걸쳐 윤리위원회를 열어 달라는 요구를 한 회원이 제명되면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오르게 됐다.

한 회원은 뉴시스를 통해 “최근 성희롱 등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런 문제를 일으키고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문제를 제기한 회원들을 제명하는 등 호남향우회에 큰 실망을 하게 됐다”며 “현재 성희롱 혐의로 고소장을 작성해 경찰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회장 측은 “이 정도가 성희롱이나 성추행으로 번질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지회에서 불거진 문제까지 신경 쓸 이유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