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발행한 지역화페 ‘모아’의 열풍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는 30일 제천화폐 모아의 1차 발행액 20억원이 모두 소진돼 20억원을 추가 발행했다. 이는 지난달 4일 지역화폐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2개월도 지나지 않은 짧은 기간에 거둔 성과이다.
모아는 제천지역 가맹점 4550곳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가맹점을 거치지 않고 바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없으나 액면 금액의 70% 이상을 사면 잔액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시는 이용 활성화를 위해 모아 구매자들에게 3만원당 1회 전자 추첨권을 주고 있다. 매월 10명을 추첨, 100만원 상당의 모아나 해외여행 상품권을 주고 있다. 오는 5월 4일 의림지 수변무대에서 전자추첨을 통해 4월분 구입 사용자에 대한 경품 추첨을 할 계획이다.
시는 지역화폐 모아의 5만원권을 5월 17일 출시하기로 했다. 이번에 새로 만든 5만원권은 모아 유통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는 1만원권과 5000원권만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지역 기업과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5만원권을 제작했다.
지역화폐는 지역 내 소비를 진작시키고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방지하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맹점은 카드수수료 부담 없이 새로운 매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시 관계자는 “제천화폐 모아가 전국적인 성공사례로 알려지고 있다”며 “시민 모두가 지역을 살리자는 한마음으로 합심하고 있는 것이 화폐의 성공 요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모아 판매액은 15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제천시는 강원도와 경상도를 잇는 지리적 교통 요충지이며 소비 물류 유통도시로서 지역화폐 소비와 적절히 맞아 떨어지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도내 시·군도 지역화폐 발행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음성군을 제외한 도내 10개 시·군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거나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충주시는 올해 10억 규모로 지역화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부터 가맹점 모집에 들어간다. 병·의원, 산후조리원, 주유소, 영화관, 이·미용실, 편의점, 음식점, 노래방, 자동차경정비업소 등을 대상으로 가맹을 독려할 계획이다. 시는 지역화폐 구매자들에게 4~6%의 할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할인율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1인당 월 구매량을 30만원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청주시도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청주사랑상품권을 8년 만에 다시 발행한다. 규모는 100억원 정도다. 이 상품권은 시장이 발행하고 상품권 보관·판매·환전 등을 금융기관 등이 대행할 수 있다. 가맹점 가입은 대형 유통매장을 제외한 전통시장, 상점가 등이다. 시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청주시재래시장상품권을 시행했으나 중소기업부가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면서 중단했다.
보은군은 오는 8월 10억원 규모의 결초보은상품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지역화폐 발행에 나선 것은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크다”며 “정부는 지자체에 지역화폐 발행 비용의 4%를 지원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