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2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거론한 뒤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전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한당(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을 해봤자 소용없는데 그걸 왜 하냐는 사람이 더러 있다. 45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몰라서들 그러는 거 아니다”라면서 김 전 대통령의 ‘담벼락에 대고 욕이라도 해라’는 발언을 적었다.
해당 발언은 2009년 6월 25일 김 전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 준비위원들과 자택 부근에서 오찬을 하며 한 말이다.
그는 나쁜 정치와의 싸움에서 반드시 지는 길과 반드시 이기는 길이 무엇인지 설파했다. 탄압이 무섭거나 혹은 귀찮아서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질 것이고, 모든 사람이 작은 행동이라도 저항하면 반드시 이긴다고 했다.
오마이뉴스의 당시 기사를 보면 오찬을 함께 했던 사람들은 김 전 대통령이 발언 도중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전했다.
나는 이기는 길이 무엇인지, 또 지는 길이 무엇인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반드시 이기는 길도 있고, 또한 지는 길도 있다. 이기는 길은 모든 사람이 공개적으로 정부에 옳은 소리로 비판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못하는 사람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를 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또 집회에 나가고 하면 힘이 커진다. 작게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된다. 하려고 하면 너무 많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 반드시 지는 길이 있다. 탄압을 해도 ‘무섭다’ ‘귀찮다’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행동하지 않으면 틀림없이 지고 망한다. 모든 사람이 나쁜 정치를 거부하면 나쁜 정치는 망한다. 보고만 있고 눈치만 살피면 악이 승리한다. |
다만 폭력투쟁은 성공할 수 없으며 성공한다고 해도 결과가 나쁘다고 했다. 폭력을 쓰면 다수가 모이지 못하고 도덕적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폭력투쟁을 해서는 안 된다.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해도 결과가 나쁘다. 인도의 간디는 영국과 싸울 때 비폭력으로 했다. ‘비폭력 비투쟁’이 아니라, ‘비폭력 전력투쟁’으로 했다. 투쟁해야 하지만 폭력투쟁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투쟁을 안 하는 것이 낫다. 간디는 집회 나갔다가도 폭력을 쓰면 돌아왔다. 폭력을 쓰면 다수가 모이지 못하고 그 자체로서 도덕성도 없다. 영국이 인도 총독부를 통해 소금을 비싸게 팔자 그것에 반대해 해안가로 가서 직접 소금을 구어 자급자족하자 영국이 굴복했다. 영국이 광목을 비싸게 팔자 직접 물레질을 해 베를 짜 옷을 지어 입자 영국이 굴복했다. 이렇게 민심이 돌아가는데 어떻게 하겠느냐?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비폭력으로 성공해 미국인의 존경을 받고 있다. 폭력을 쓰면 더 큰 폭력을 유발한다. 그 책임은 폭력을 쓴 사람이 지게 된다. 자기들 폭력은 적당히 넘기고 우리 쪽 폭력을 쓴 사람이 모든 것을 뒤집어 쓰게 된다. 그래서 폭력은 순리의 길도 아니고 계산상으로도 맞지 않다. |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이며 백성의 힘은 무한하며 진 일이 없다고 했다.
백성의 힘은 무한하고, 진 일이 없다. 저항하지 않고 굴복만 하면 안 된다. 농노들이 5-600년 동안 노예로 살았지만 노동자들은 2-300년만에 정권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이 각성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이다. 싸우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고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려선 안 된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언젠가는 온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하면 빨리 오고, 외면하면 늦게 온다. |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와대 국민청원은 30일 오전 9시 15분쯤 서명인 100만 명을 돌파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