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본소득,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 위한 새로운 시도”… 공정한 세상 위한 대안 될 것

입력 2019-04-30 00:06

“기본소득은 인류가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시도입니다.”


국내 최초의 기본소득 공론화 축제인 경기도 주최 ‘2019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가 ‘기본소득, 대동세상(大同世上)의 문을 열다’라는 주제로 2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시작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정책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기본소득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공정한 세상 실현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 연설에 나선 이 지사는 “전 세계에서 기본소득을 둘러싸고 많은 시도와 노력이 있었고 실패했다고도 성공했다고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본소득제도는 인류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명백히 좋은, 새로운 시도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도정 철학인 ‘억강부약’에 대해 “힘센 자들의 횡포를 억제하고 힘없는 다수 사람들의 삶을 북돋아서 서로 함께 손잡고 같이 살게 하는 것”이라면서 “환경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기본소득 도입 배경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또 “선별적 복지는 가난한 사람에게,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뭔가 보조를 해주는 시스템이다 보니 낙인을 찍게 된다”면서 “기본소득이라고 하는 개념을 만들어서 우리 모두가 함께 가지고 있는 공동 자산에서 생겨나는 공동 이익을 공평하게 나누자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시절 만 24세 모든 청년에게 연간 100만원을 지급하는 ‘청년배당’을 시작해 경기지사가 된 후 경기도 전체로 확대했다. 이 지사의 청년배당은 현재 ‘청년기본소득’으로 불리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기본소득과 관련한 국내외 석학들이 함께 참여해 기본소득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논의한다.

기본소득에 대한 세계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애니 밀러(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공동설립자)도 초청돼 기조 연설을 했다.

그는 “여성인권운동을 통해 기본소득을 처음 접하게 됐다”면서 “기본소득은 하나의 도구”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소득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 ‘해방감’을 꼽았다.

그는 “개인의 존재만으로 존중과 프라이버시, 재정적 자율성을 부여한다”면서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 남녀 간의 차이를 넘어 정의롭고 통합된 포용적 사회를 구축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밀러는 기본소득 재원을 누진소득세제를 통해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소득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본소득이 필요 없는 부유한 사람에게 왜 이걸 줘야 하느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진 후 “이건 모두를 위한 거다. 부유한 사람도 혜택받는 사람으로 포함되면 이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경기지역 30개 시·군과 경남 고성군, 충남 부여군, 전북 고창군, 전북 부안군, 울산 울주군 등 35개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기본소득지방정부협의회’ 출범 선언식이 열렸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전 국민적 공감대 확산, 기본소득 제도화를 위한 기본소득기본법 제정,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국토보유세 도입 등 3개 항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천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박람회에는 첫 날임에도 1만8000여명이 방문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