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단춧구멍 째서 쓰라고 했다” 임블리의 ‘뒤늦은 사과’

입력 2019-04-30 00:15
임지현 인스타그램 캡처

쇼핑몰 ‘임블리’의 대표 모델이자 부건에프엔씨의 상무인 임지현씨가 29일 “염치없이 감히 용서를 구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고객은 더는 바보가 아니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임 상무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고객님들은 점점 실망과 함께 떠나고, 한때 VVIP였던 고객님은 대표적인 안티 계정을 운영하시고, 저희 제품을 파는 유통사는 고객 항의로 몸살을 앓고, 회사 매출은 급격히 줄어 생존을 걱정해야 하고, 직원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뒷수습에 지쳐간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과거 논란이 됐던 여러 사건을 나열했다. 그는 “양쪽 길이가 다른 가방끈은 잘라 쓰시면 된다, 막힌 단춧구멍은 칼로 째서 착용하시라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댓글들로 고객분들께 상처를 줬고, 듣기 싫은 댓글은 삭제도 했었다”며 “배송된 상품과 상품 소개 이미지가 다르다는 고객님에게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로 ‘오해’라고 답했다. 유명제품들과 디자인이 흡사한데 독창적이라 했다. 물 빠짐이 있는 제품에는 특별히 유의하시면 괜찮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먹는 제품, 바르는 제품까지도 ‘내가 먹고, 사용했을 때는 괜찮았는데’라며 불만으로 치부하며 괜찮다고 했다. 어린아이와 그들의 어머니에게 추천할 때는 더욱 신중했어야 했는데 그냥 쉽게 믿으시면 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임블리 인스타그램 캡쳐

임 상무는 그렇게 행동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도 잘 팔리는데, 그래도 소통하고 얘기하면 말이 통하는데, 우리는 서로 오랫동안 봐온 블리님들인데, 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데, 그 정도는 이해해주시겠지라고 오만하게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어 용서를 호소했다. 그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먹고 있다. 너무 당연한 일이다. 입이 열 개여도 드릴 말씀이 없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제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바보처럼 수습과 사업의 안정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숨어 있었다. 진정한 사과를 기다리는 고객님들을, 절 믿어주셨던 블리님들을 지치게 하고 상처를 드리고 말았다. 염치없이 감히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임 상무의 호소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너무 늦었다”거나 “진짜로 망할 것 같으니 이제야” “제보를 모아 만든 계정을 안티라고 하다니” 등의 비판적인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니요. 지금까지 축적해온 부가 얼마나 많으신데요. 바토는 또 어떻구요. 그리고 까계정 자꾸 신고하지 마세요. 지금도 잘못 숨기기에만 급급하신 거 아닌가요? 피드는 왜 자꾸 지우세요?”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준성 인스타그램 캡쳐


바토는 임 상무의 남편 박준성씨가 비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을 위해 2016년 설립한 회사다. 취업 전문 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바토의 2018년 당기순이익은 1억 8318만원이었다.

앞서 임 상무는 임블리가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고객의 제보를 받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미숙한 초기 대응이 줄곧 입길에 올랐고 이후 소비자들의 항의 댓글에 법적 대응을 시사해 문제가 더욱 커졌다.

임 상무는 사과 다음 날 ‘허위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특정 계정에 제보하는 등의 게시글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소비자들은 “불법제품을 신고한 건데 왜 허위사실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반발했고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