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방지턱이 보이면 자동차가 스스로 속도를 줄여 탑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어린이보호구역에 진입하면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지 모르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주위를 살피는 기술이 머지않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가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 도로와 교통정보를 미리 예측해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하고 노면 충격도 흡수하는 ‘프리뷰 에어서스펜션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존의 첨단 핵심부품기술에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을 융합한 통합 제어기술로 주행 안정성과 보행자 안전을 확보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의 상태나 움직임을 파악해 탑승객 수나 적재 물건에 따른 하중에 상관없이 차체 높이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주는 전자제어식 에어서스펜션을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양산한 바 있다. 이런 부품기술을 내비게이션 맵 정보에 기반해 전방 상황에 맞게 예측·제어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이번 융합기술의 특징이다.
이 기술은 내비게이션상의 도로 정보를 통해 목표 지점으로부터 평균 500m 전부터 작동을 시작한다. 전방에 어린이보호구역이 있다는 정보가 나오면 시야 확보 차원에서 차량 스스로 서서히 차체를 낮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최대 10㎝까지 차고를 조절할 수 있다.
SUV나 버스, 트럭 등 차고가 높은 차량들의 차체를 낮춰주면 그만큼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다리를 건널 때 차고가 내려가면 바람의 영향을 덜 받아 안정적인 주행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철길 건널목이나 과속방지턱에서는 차고를 높여 노면으로부터 차체가 받는 진동과 충격을 감소시켜 준다. 현대모비스는 어린이보호구역과 과속방지턱, 철길 건널목, 고속도로 나들목 진입 구간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한 실차 평가와 실도로 검증을 마친 상태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은 “내년에는 현재 독자 개발하고 있는 카메라 센서와 융합한 에어서스펜션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