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구장에서 28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선 프로야구에서 드문 장면이 나왔다. 사구를 놓고 양 팀 감독이 신경전을 벌이다 급기야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난 것이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두산이 9-2로 크게 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두산 정수빈이 롯데 투수 구승민이 던진 공에 등을 맞아 쓰러졌다.
그러자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와 강력 항의했다. 김 감독이 롯데 공필성 코치에게 무언가 이야기하는 장면도 나왔다. 김 감독 입장에선 이미 7회말 정병곤이 공에 맞은데 이어 정수빈까지 쓰러지자 빈볼로 판단한 것이다.
김 감독이 항의를 마치고 들어가는 순간 롯데 양상문 감독이 갑자기 흥분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공 코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양 감독은 물러서지 않고 상대 더그아웃을 향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김 감독이 지지않고 그라운드에 다시 나오면서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두산 측은 “김 감독이 고의성이 있다고 생각해 공 코치에게 ‘야구 좀 잘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양 감독은 “선수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경기 중에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왜 남의 선수에게 타 팀 감독이 뭐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그런데 경기 후 감독 벤치클리어링이 두산 김 감독의 ‘막말’ 파문으로 번졌다. 김 감독이 실제로는 롯데 구승민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김 감독에게 확인 결과 구승민에게 ‘이거 뭐하는 거냐’고 했을뿐 욕을 하지 않았다”며 “다만 공 코치에게는 지난해까지 같은 팀에 있었고 친구 사이다보니 화를 내긴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관계자는 “선수들 사이에 ‘김 감독의 욕설이 있었다’는 말이 나돌뿐 실제 김 감독이 그런 말을 했는지 정확히 확인이 안된다”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