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지 못하는 김승규…, 조현우는 펄펄 난다

입력 2019-04-28 16:17 수정 2019-04-28 16:58
비셀 고베 골키퍼 김승규가 지난 20일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의 일본 J리그 8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선수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비셀 고베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국 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의 소속팀 경기 출전이 쉽지 않다. 비셀 고베의 최근 J리그 7경기에서 단 2번의 선발 출전에 그쳤다.

김승규는 지난 20일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의 일본 J리그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5경기 만에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후 24일 세레소 오사카와의 리그컵 경기에서는 나서지 못했고, 28일 오후 2시 시작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J리그 9라운드 경기에서는 다시 선발 장갑을 꼈다. 그의 최근 출전기록을 보면 입지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김승규가 지난 시즌까지 굳건하던 입지에 위기를 맞은 이유는 실력 때문이 아니다. 경쟁 골키퍼인 마에카와 다이야와 요시마루 켄신보다 훨씬 안정감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이는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고베는 김승규가 지켰던 초반 1~3라운드에서 단 2실점에 그쳤다. 그러나 김승규가 빠진 4~7라운드에서는 4경기 동안 무려 10실점을 내줬다. 김승규의 공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선발 골키퍼 장갑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는 외국인 용병과 관련된 J리그 규정 때문이다. J리그는 로스터에 외국인 선수를 무제한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출전에 제한을 둔다. 한 경기에 기용 가능한 외국인 용병은 최대 5명까지다.

현재 고베는 총 7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김승규를 비롯해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비야, 루카스 포돌스키, 세르지 삼페르, 단클레르, 웰링통이 그들이다. 삼페르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 수비형 미드필더 선수다. 한때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뒤를 이을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으나 예상외로 성장이 더디며 지난 3월 차기 행선지로 고베를 택했다.

이중 이니에스타, 비야, 포돌스키는 공격의 핵심이다. 삼페르 역시 새로 합류한 만큼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고베의 베스트 라인업에서 이 4명은 확정적이다. 나머지 3명의 선수가 선발자리 하나를 놓고 싸워야 한다는 얘기다. 김승규가 출전과 벤치를 반복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김승규에게 긍정적인 부분은 2017년 함께 했던 옛 은사 요시다 타카유키 감독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는 점이다. 김승규 대신 다른 필드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줬던 후안 마누엘 리요 감독은 지난 17일 가족과 관련된 개인적인 사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타카유키 감독은 부임 후 치른 리그 두 경기에서 곧바로 김승규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대구FC 골키퍼 조현우. 뉴시스

문제는 지금처럼 김승규가 출전 기회를 꾸준히 잡지 못했을 경우다. 불안한 소속팀의 입지는 대표팀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경쟁자인 조현우 골키퍼가 소속팀 K리그 대구FC에서 5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끌며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조현우는 콜롬비아와 치른 지난 3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데이에서 뛰어난 선방능력을 과시하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소속팀에서 상반된 두 선수의 상황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벤투 감독은 A매치가 없는 기간에도 꾸준히 선수들의 소속팀 활약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다음 A매치 일정은 6월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호주, 이란과의 경기가 확정됐으며 현재 경기 일자와 장소 등을 놓고 세부 사항을 조율 중에 있다. 그때 선발로 나서기 위한 두 골키퍼의 경쟁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