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설에 휩싸인 바른미래당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선거제도 개편·검찰 개혁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당 지도부에 반기를 든 유승민 전 대표가 탈당설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전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사·보임 절차를 단행한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책임을 묻고 있어 한지붕 두가족 형태의 불안한 동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성암아트홀에서 열린 팬클럽 ‘유심초’ 주최 행사에 참석해 “한국당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쉽고, 편안하고 거저먹고, 계산기 두드려서 이익이 더 많아 보이는 길은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저랑 같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 중 8명이 바른미래당 당적을 갖고 있다. 우리 중에 내년에 조금 더 큰 당에서 공천받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더이상 없다”며 “이분들과 함께 똘똘 뭉쳐서 만들어내는 결과가 진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을 강행하면 그 책임은 김 원내대표가 져야 된다”며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그만둬야지, 당이 쪼개질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계인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도 “함께 어려운 길 찾겠다고 나오신 의원님들의 마음은 한 치도 변화가 없다. 유 대표와 함께 새 정치·개혁보수를 열심히 해서 돌려드릴 것”이라고 유 대표의 독자 생존론에 힘을 실었다.
바른미래당 잔류를 의지를 밝힌 이들은 대신 당내 투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의원 2명을 모두 사·보임한 지도부에게 책임을 묻고, 사·보임 조치를 ‘원상 복구’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유 전 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이해가 안 간다. 측근을 통해 우리 측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다. 이어 최대한 김 원내대표가 사·보임 조치를 철회하길 원한다. 그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김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계속해서 거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팬클럽 행사에는 이혜훈·하태경·유의동·지상욱 의원, 이준석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