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IFA 2019 기상도…중국은 가전굴기, 일본은 고토회복

입력 2019-04-28 12:53
유럽 최대 전자제품박람회인 국제가전전시회(IFA)의 전초전 격인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GPC)에서 단연 눈길을 끈 건 중국과 일본이었다.

중국은 정보통신(IT)에 이어 가전에서도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굴기(倔起)를 강하게 드러냈고, 일본은 혁신을 앞세워 가전 시장에서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고토회복 의지를 나타냈다.

하이얼,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가전기업들은 지난 26∼27일(현지시간) 스페인 우엘바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 참석해 전 세계 미디어를 상대로 올해 IFA에서 선보일 제품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먼저 마렉 마제스키 TCL 유럽 제품 개발 디렉터는 유럽시장 목표에 대해 “TV는 2020년까지, 오디오 제품 및 냉난방기는 2022년까지 각각 톱3에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TCL은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지역에서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 20개국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달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올해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12개국에서 사업을 새로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TCL은 지난해 IFA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8K TV 제품 ‘엑스클루시브’를 전시한 데 이어 올해도 8K TV 제품을 선보이고 사운드바와 휴대용 스피커 등 오디오 제품과 구글, 알렉사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연계된 스마트홈 시스템 등을 소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얼은 올해 초 이탈리아 가전기업 ‘캔디’와 합병해 유럽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얀닉 피어링 하이얼 유럽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통계를 인용, 지난해 하이얼과 캔디 두 회사의 합계 시장점유율이 전세계 시장에서는 15.4%, 유럽시장에서는 5.9%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이얼 유럽은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이며, 매력적인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하이얼은 이번 행사에서 세탁기와 건조기가 아래위로 배치돼 일체형으로 결합된 형태의 ‘하이얼 듀오’ 신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은 하이얼이 지난 3월 중국 상하이 가전박람회 ‘AWE 2019’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한 것이며 해외에서는 처음 전시된 것이다.

하이센스도 오는 9월 IFA에서 자사 프리미엄 TV 제품인 U9 ULED TV 시리즈 제품과 블랙 메탈 소재로 디자인 측면에 주력한 냉장고 퓨어플랫 신제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도 올해 IFA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하이데커 IFA 사장은 9월 6~11일 개최되는 올해 IFA의 5대 키워드로 5G,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연결된 생활, 그리고, 일본을 꼽았다.

그는 일본을 키워드로 제시한 이유에 대해 “IFA는 2년 전부터 (5G, AI 등으로) 혁신의 트렌드가 급변하는 걸 감지했다”며 “일본이 최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과 기술회사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혁신 플랜을 가동중이어서 이를 올 IFA에서 조명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올해 IFA에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전시공간인 ‘IFA 넥스트’의 첫 혁신 파트너 국가로 선정돼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 GPC 행사에 경제산업성 고위 관료가 직접 참석해 일본의 ‘혁신국가 2.0’ 관련 특별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IT·전자사업에서 올림픽 특수를 노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스페인(우엘바)=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