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또 한번 밀월(蜜月) 관계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작 전 백악관 앞으로 아베 총리를 마중 나갔다. 백악관에 도착한 아베 총리가 전용차량에서 나오자 두 정상은 가볍게 악수하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기념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보라며 친근하게 말을 걸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시종일관 함박웃음을 지었고, 트럼프는 엄지를 잠깐 치켜세웠다.
회담장 분위기도 예상대로 좋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협상이 아주 신속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며 “5월 일본 방문을 앞두고 협상을 타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 축소와 농산물 시장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아베 총리도 “무역협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북한 비핵화 문제는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은 올바른 전략”이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두 정상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향후 북·미 협상에 대해 전망하고 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며 “일본 입장에선 비핵화를 위해 적극적 역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 성사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이후 아베 총리는 멜라니아 여사의 49번째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27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버지니아주에서 골프를 친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다음 달 25~28일 일본 방문 때 나루히토 새 일왕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 뒤 일본 전통씨름 스모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아베는 아마 스모 경기를 함께 볼 것”이라며 “나는 언제나 그것이 환상적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