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땡큐 푸틴! 중국도 우리 도와” 북·중·러 밀월 견제하나

입력 2019-04-27 10:05 수정 2019-04-27 10:0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비핵화 관련 미국을 도와주고 있다며 고맙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이틀간 북한 중국 러시아가 연쇄 정상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그들의 과도한 밀착을 사전 차단하고, 중·러를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회담 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발표한 성명에 고맙게 생각한다. 그 역시 비핵화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나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을 돕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푸틴 대통령의 성명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와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북한 지도부의 행보를 환영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은 우리를 돕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중국이 비핵화에 협조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바로 옆 나라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무역협상도 매우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미·중 무역협상을 언급한 이유는 비핵화 문제를 협상과 연계시키는 방법으로 중국이 북한이나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미국이 북·중·러 밀착 행보에 대해 강경한 반응을 보이기보다, 비핵화 협상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도 자신들의 편이라는 것을 부각해 국제사회 대북 제재에 금이 가지 않게 하기 위한 셈법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의 비핵화를 위한 공동협력 의지도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김정은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내가 취임한 뒤로) 어떤 핵·미사일 실험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에게 돌렸지만,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맞대응하지 않고 ‘톱 다운’ 협상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