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폭탄 테러 주범은 사망한 듯… 테러범 대부분은 부유층 자제

입력 2019-04-26 17:00
스리랑카 네곰보에서 25일 성당 폭탄 테러로 사망한 사람들에 대한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AP뉴시스

스리랑카에서 발생한 부활절 연쇄 폭탄 테러 주범으로 지목된 자흐란 하심이 테러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스리랑카 정부가 26일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하심이 콜롬보 샹그리라 호텔 공격 당시 사망했다는 사실을 군 당국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심은

하심은 현지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내셔널 타우힛 자맛(NTJ)’의 지도자로 이번 테러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있는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영상에도 등장한다. 영상에는 8명의 남성이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이 담겼는데, 복면을 쓰지 않은 인물이 하심이라고 IS는 밝혔다. 다만 NTJ은 이번 사건에 자신들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NTJ는 “하심은 NTJ를 창설한 인물이지마 2년 전 조직에서 제명당했다”고 주장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이번 폭탄 테러와 관련해 IS와 관련된 용의자 140명을 추적 중이며, 76명을 구속 수사중이다. 특히 이번 테러범 중에는 현지 유력한 기업인의 아들 두 명이 포함되어 있는 등 대체로 유복한 가정의 자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도 정보당국으로부터 테러 정보를 사전에 전달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스리랑카 국방차관에 이어 경찰총장이 잇따라 사퇴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또 테러 사상자와 관련해 253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쳤다고 이날 수치를 수정 발표했다. 전날 359명까지 달했던 사망자 집계가 100명 넘게 줄어든 것은 스리랑카 당국이 사망자 집계 과정에서 착오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당국은 로이터통신에 “시신이 수많은 조각들로 손상되면서 정확한 수치를 산출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식 발표한 희생자수가 100명 이상이나 착오가 있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