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미라클교회(김영만 목사·60)가 지역 노인들을 위해 실버처치 사역을 펼치고 있다. 올미라클교회는 문정동 136번지 재건축 단지 일대의 가난한 주민들을 위해 주거 문제를 해결해온 교회다.
교회는 2017년 10월 개척, 재건축을 앞두고 거처를 옮겨야 하지만 돈이 없어 고민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왔다. 부동산을 운영하는 김영만 목사의 아내와 함께 정부가 지원하는 다가구 임대주택 등을 알아보고 실제 혜택을 받도록 도왔다.
김 목사는 이 지역에 가난한 노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1년전부터 노인들을 초청해 다과를 나누고 예배를 드렸다. 하이미션(회장 윤인규 어부침례교회 원로목사)이 개최하는 실버처치 세미나에 참석해 사역방법을 배웠다.
지난 25일 목요 실버예배는 오후 1시에 시작했다. 노인들은 30분 전부터 예배당에 들어와 앉았다. 친구 서너명이 함께 교회를 찾았다. 이들은 교회에서 제공하는 다과를 먹으면서 목회자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김 목사는 찬송을 인도하고 메시지를 전했다.
예배는 2시반까지 진행됐다. 보통 예배때는 메시지도 전하고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고 했다. 간식은 초코파이, 유산균 등이고 집에 갈때는 쌀 한 봉지 또는 건빵을 건넨다. 40여명이 참석한다고 김 목사는 전했다.
김 목사는 “95세 할아버지도 계시고, 70세 전후 노인들이 오시는데 양로원에서 고스톱 치다가, 또는 약주를 하시다가 오시는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도 1년 정도 예배를 드리니까 이 시간이 되면 교회 가야지 하면서 함께 오신다”라고 감사했다.
교회 성도는 40여 명. 미자립교회다. 재정은 늘 부족해 목회자 사례비도 없다. 하지만 준비되는 대로 실버처치를 위해 사용한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필요한 재정을 주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지난 1년간 쌀이 없을 때, 라면 2봉을 드린 것 외에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며 “우리가 어려운 이들을 도을때 하나님께서 또 채워주시는 것이 하늘의 법칙”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나그랑봉사회’라는 한 봉사단체가 쌀을 보내주기 시작했다. 이날은 10kg 짜리 쌀 4포대를 가져왔다. 나그랑봉사회 이병연 회장은 “정부가 복지정책을 열심히 펼치고 있다고 하지만 정말 필요한 곳에는 닿지 않는 것 같다”며 “이렇게 어려운 노인들을 돕는 교회에 도움을 주면 얼마나 긴요하게 쓰겠느냐”고 했다.
김 목사는 “이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혼 구원”이라며 “나이 많으신 이분에겐 어느 날이 마지막일지 모른다. 그래서 교회 출석이 아니라 천국 소망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또 ‘시간 되시면 교회에 꼭 나오시라’고 하면 부담을 갖고 실버처치 발길도 끊는다”며 “이 분들을 섬기다 보면 교회 오라 오라 하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붙여주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목사는 뒤늦게 신학을 공부하고 2009년 목사안수를 받았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 교단 소속이며 송파구기독교연합회 부서기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