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극한 대치 와중에 26일 국회에서 ‘보수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가 열렸다. 반(反) 패스트트랙 전선에서 단일대오를 꾸린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의원들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토론회에 동참하면서 공교롭게도 ‘범 보수 토론회’가 됐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토론회에는 유승민, 유의동, 이혜훈, 하태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김태흠 백승주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제세 의원이 참석했다.
지 의원은 인사말에서 국회 상황과 관련해 “최근 정치상황이 이념 양극화로 극단으로 치달아 갈등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관련해 “문 의장도 축사해주시기로 하셨는데 국회 사정에 병원에 가시면서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 의원은 최근 문 의장이 같은 당 소속 오신환 의원을 국회 사법개혁특위에서 사보임을 허락한 것에 대해 격하게 반발한 바 있다.
유 의원은 축사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한 전날 국회 상황과 관련해 “국회 선진화법이 통과되고 거의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는데, 10년 전에 보던 모습을 (다시 보게 됐다)”며 “오늘 새벽까지 당사자로 복판에 있다가 여기계신 의원들 거의 한 시간 두시간정도 눈 붙이고 왔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직접적으로 김관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공격했다. 하 의원은 “최근 상황과 관련해 정말 중요한 격언이 있다면 정치인이기 전에 사람이 되라는 것”이라며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동료의원에 대한 최소한 신의도 저버린 것은 인간의 기본 저버리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를 향해 “사보임 절대 없다고 해 놓고 것도 두 명이나 사보임하고, 자기 목적 달성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인간으로서의 기본을 안 갖추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은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꼭 국민들이 기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축사에 나섰다. 김태흠 의원은 “지금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시대를 볼 때 해방이후에 좌익 우익 싸울 때보다 지금 현 정치 구조는 더 이념적인 전쟁이 치열하다”고 했다. 백승주 의원은 “지상욱 의원이 꿈꾸는 정치 그 자체가 보수의 길이고 보수의 행보고 보수 강령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자유한국당은 부쩍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분당 이후 ‘패스트트랙 반대’를 고리로 처음으로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셈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