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6일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문 의장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 과정에서 쇼크 증세를 호소해 국회 근처의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했던 문 의장은 26일 오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데다가 여야 간 극심한 대치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관계자는 “5부 요인의 건강 문제는 기밀 사항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도 “평소 건강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건강을 세밀하게 관리해왔는데, 국회 충돌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입원 과정에서도 오신환 의원의 사보임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문 의장이 격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의도 성모병원 의료진은 문 의장에게 면회 금지를 권유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항의 방문 과정에서 저혈당 쇼크 증세를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25일 아침까지 안정을 되찾았던 문 의장은 이날 오전 여야 갈등이 격화되면서 다시 건강이 악화됐다. 특히 오 의원의 사보임 과정에서 오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인사들의 항의 전화를 받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의원은 문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한 사·보임계 승인을 미뤄달라면서 직접 만나 달라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문 의장은 25일 저녁 국회 대치 상황을 병실에서 TV를 통해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6일 오전 문 의장은 여의도 성모병원의 권유로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평소 의회주의를 강조해 온 문 의장이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스트레스와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