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루’ 치켜든 나경원 “온몸 저항하겠다”…홍영표 “고발 조치”

입력 2019-04-26 09:58 수정 2019-04-26 11:17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전날인 25일 몸싸움을 동반한 밤샘 대치를 마친 데 이어 26일 아침부터 국회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일명 ‘빠루’로 불리는 공구(노루발못뽑이)를 들고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여야는 이날도 국회에서 온종일 법안 제출과 회의 개최를 위한 숨바꼭질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그의 손에는 빠루가 들려 있었다. 나 원내대표는 “극악무도한 청와대와 여당에 대해 오늘도 의지를 가열차게 보여주자”고 외쳤다. 나 원내대표가 손에 쥔 빠루는 전날 대치 상황에서 빼앗은 것이라고 한다. 김정재 한국당 의원은 “대표가 들고 나온 빠루는 어제 7층 의안과의 문을 부수려는 사람들로부터 뺏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법안을 제출하기 위해 의안과 진입을 시도했지만 한국당으로부터 물리적으로 제지를 당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늘도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 원내대표는 ‘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홍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상 초유의 폭력사태에 대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지금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가능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오전 중에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는 발언도 했다. 고발 카드를 통해 한국당 보좌진들의 물리적 제지를 뚫어보겠다는 얘기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곳곳에서는 하루 종일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선은 크게 3곳에 펼쳐질 전망이다. 법안 제출을 위한 국회 7층 의안과, 선거제 개혁을 논의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공수처 법안을 논의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등이다. 다만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의 경우 별도의 공간에서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어 각 당 보좌진들이 상대 당 의원들의 동선을 체크하는 등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