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도전하는 손흥민의 또다른 ‘런던 더비’

입력 2019-04-27 13:00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 게티이미지뱅크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자신의 시즌 최다 골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그 앞을 막아선 상대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토트넘은 27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에서 웨스트햄과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를 갖는다.

손흥민은 올 시즌 20골을 기록했다.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골맛을 봤다.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1골, 리그컵대회 카라바오컵 3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4골을 넣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2016-2017 시즌 달성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21골)과 타이기록을 세운다. 여기에 1골을 더 추가하면 개인기록을 경신한다.

지금의 상승세만 보면 타이기록이든 신기록이든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우려되는 것은 체력이다. 3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이후 단 한 번도 쉬지 않았다. 후반 늦게 교체 투입됐던 지난 13일 허더즈필드 타운과의 홈경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80분 이상의 많은 시간을 뛰었다.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만큼,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휴식을 줄 여력이 없었다.

시즌 막바지에 들어서며 손흥민이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정황이 1대 0으로 승리했던 지난 24일 브라이튼전에서 나타났다. 후반 43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토트넘은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의 밀집 수비에 손흥민은 번번이 고립됐다. 점유율이 7대 3에 다다를 정도로 토트넘은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토트넘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웨스트햄전에서 손흥민을 선발로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5월 1일 치러지는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손흥민을 활용할 수 없어서다. 손흥민은 8강전 경고누적으로 결장이 확정돼 있다. 이날 웨스트햄전 이후 강제로 일주일가량을 쉬게 된 셈이다.

웨스트햄은 이번 시즌 리그 중위권을 맴돌며 첼시, 리버풀, 맨유, 아스널을 상대로 승점을 따냈다.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최근 5경기(1승1무3패)에서 단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시즌 말미에 중위권 팀들은 현재 웨스트햄과 같은 현상을 종종 겪는다. 유럽 대항전 출전도, 강등권도 가능성이 희박한 팀들로 볼 수 있다. 동기부여가 사라져 버린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최다골 기록 경신을 노리는 손흥민에게 좋은 먹잇감이다.

포체티노 감독이 어떤 공격조합을 들고나올지도 관심사다. 지난 경기에서 페르난도 요렌테를 전방에 세우고 손흥민과 루카스 모우라를 양 측면에 배치했다. 이전과 같은 스리톱도, 에릭센이 중앙 지향적 움직임을 보이는 모우라와의 투톱도 가능하다. 어떤 공격 시스템이든 손흥민이 중심에 설 가능성은 매우 크다.

상대가 동기부여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포체티노 감독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웨스트햄이 인근 지역인 동런던에 위치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더비”라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