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필승조가 필패조로 추락하고 있다. 6점차 이상 이긴 상황이 아니면 역전패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제1선발 브룩스 레일리(31)는 지난 24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3실점(0자책점)으로 잘 막았다. 8회초 타선이 1점을 뽑아내면서 4-3으로 앞서나가며 승리 투수요건까지 갖춘 상태였다.
구승민(29)이 8회말 올라와 정은원(20)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내줬다. 4-4 동점이 됐다. 11회말 고효준(36)은 볼넷 2개에다 자신의 실책까지 더해지면서 무사 만루 찬스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오현택이 올라왔지만 역전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회성(34)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문제는 이와 같은 패턴이 대부분의 경기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6연패를 끊고, 스윕승을 거둔 KIA 타이거즈와의 지난 18일 경기부터 시작됐다. 이날 5회에만 7점을 뽑아내며 10-7로 앞서나갔다. 고효준은 8회초 볼넷 2개를 내주며 2실점을 기록했다. 마무리 손승락(37)도 안타 2개를 내줬지만 간신히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지난 19일 KIA전에서도 고효준은 홈런 1개를 포함해 2안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동점을 허용했다.
지난 20일 KIA전은 롯데 필승조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김원중(26)이 7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9회에만 8실점했다. 손승락 5실점, 진명호 1실점, 박근홍 1실점이었다. 다행히 9회말 6점을 뽑아내 대역전극을 연출하긴 했지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경기였다.
이처럼 불펜진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롯데가 치른 26경기에 105명의 불펜 투수가 등장해 100.2이닝을 책임졌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투수에다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7승 7패라는 외형적 성적이 평균자책점 7.15를 가리고 있다.
이른바 필승조로 불리는 투수들의 개인 성적을 살펴보자. 진명호는 7.3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고, 고효준은 6.75, 구승민은 5.54다. 2군을 다녀온 오현택은 11.25다. 구승민은 26경기 중 15게임, 고효준 16경기, 진명호가 13경기에 등판했다. 너무 등판이 잦다.
현재로선 답이 없다. 손승락이 건강한 몸으로 2군에서 돌아올 때까지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그에 앞서 기존 필승조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평균자책점 4.26의 정성종(24) 등과 ‘1+1’에서 빠진 김건국(31), 윤성빈(21), 송승준(38) 등 선발 투수 자원들을 대폭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필승조의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롯데 연패는 길어질 수밖에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