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송사와 스탠딩 인터뷰를 했다. 정상끼리 나란히 앉은 협탁이나 발표를 위한 연단이 아닌 실외에서 러시아 기자의 즉석 질문을 받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러시아 연해주 하산스키 하산역에 정차한 평양발 특별열차에서 내려 현지 관계자들과 주민의 환영을 받았다. 레드카펫을 받고 도보로 이동하던 중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 기자와 마주했다. 마이크를 든 기자가 김 위원장에게 다가갔다.
기자는 “러시아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인민에 대한 우리 인민의 따뜻한 마음을 안고 왔다.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에서 많은 문제, 의견들 교환하겠다”며 “이 지역(동북아시아) 정세를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고 공동으로 조정해 나가는 데서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약속되지 않은 실외에서 기자를 마주하고 즉석에서 질의응답하는 스탠딩 인터뷰에 응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선대인 김일성·김정일과는 달리 예상외의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토를 밟은 북한 정상이 됐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북·미 정상 간 만남도 처음이었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5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 극동연방대에서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 유학생 간담회, 러시아 산업시설 시찰 등 추가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7일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