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 고달면 대사로에 있는 대사리교회(손경수 목사) 사택은 지난 4일 저녁 원인 모를 화재로 삽시간에 불타버리고 말았다.
농촌의 어르신들을 기도와 사랑으로 섬겨왔던 목회자 부부의 사역지가 갑작스레 불이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교회 손경수 목사는 24일 국민일보에 보낸 카카오톡 문자를 통해 “사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현관문을 열어보니 사람은 간데 없고 기름 보일러실에서 불이 치솟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손 목사는 “아내와 함께 불을 끄려 했지만 감당할 수 없어 119에 신고를 한 뒤 마을에 내려가 ‘불이야’ 외치며 동네 주민들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화마와 같은 불은 순식간에 바로 옆 조립식 교회도 일부 태웠다.
손 목사는 “사택에 이어 교회도 판넬 안에 있는 스치로폴이 열에 다 녹아 텅 빈 상태다. 붕괴위험에 놓여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사택 주변에 목조주택이 세가구 있었지만 소방대원들이 발빠르게 진화작업을 벌여 다행히 불이 번지지 않았다.
손 목사와 아내 남지현 사모는 갑작스런 화재로 현재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다.
옷 갈아입을 곳도 마땅치 않아 화장실에서 세면 등을 해결하고 있다.
손 목사는 1984년 이 교회 2대 담임으로 부임했다. 당시 교인은 손 목사 부부를 제외하고 2명이었다.
손 목사는 어렸을 때 할머니와 같이 생활하면서 느낀 감정으로 어르신들을 섬기고 싶어 이 교회에 왔다고 했다. 현재 교인 수는 5명이다.
교인들의 연령은 모두 70,80대이며 지병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교인도 있다.
한때 20,30명의 젊은이와 할머니들이 출석했다. 하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찾아 도시로 나가고 나이 드신 어르신들만 남았다.
대사리는 현재 55가구, 70여명이 오손도손 살고 있다. 기독교 복음화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헌금은 십일조를 포함 약 25만원 정도지만 교회 공과금을 내면 오히려 부족하다.
손 목사 부부는 두려움과 슬픔에 빠지지 않고 하나님을 더 부르짖으며, 이 고난이 지나가기를 기도하고 있다.
평소 교회에 비우호적이던 마을 주민들도 함께 화재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손 목사는 덧붙였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