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의 의료폐기물 처리업체가 소각시설 증설에 나서자 주민들이 집단반발하고 있다.
24일 경주시 안강읍사무소에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ESG(구 원에코)의 소각시설 증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초안)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소각시설 증설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업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공청회 참가로 인해 자칫 사업추진에 들러리를 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나타내며 소각장 증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공청회를 열기로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강희 참소리시민모임 부대표는 “그동안 주민의견과는 무관하게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을 운영해 오면서 또다시 증설을 추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주 안강읍에 주민혐오시설이 집중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ESG가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오염물질 배출이 기준치 이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수치상 기준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주민이 생활할 수 있는 기준이어야 한다”며 “주민들이 업체가 주장하는 기준치에 맞춰서 숨 쉬고 살아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ESG는 전국 의료폐기물 처리업체 14곳 중 소각용량이 가장 큰 시설이다.
2010년 의료폐기물 중간처리업(소각) 허가를 받고 전국의 의료폐기물을 수집·처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 삼성병원의 의료폐기물을 처리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업체가 의료폐기물 하루 처리량을 96t에서 120t까지 처리할 수 있도록 설비를 증설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관련법에 따라 하루 처리량이 100t을 넘어서면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
이강희 부대표는 “ESG의 하루 처리량은 96t이지만 폐기물관리법상 허가받은 처리용량의 130%까지 변경허가 없이 처리할 수 있어 2016년부터 120t 정도를 소각하고 있다”며 “소각장을 증설하면 하루 155t까지 소각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또 “전국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의료폐기물 540t 중 경주 안강에서 120t을 소각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의료폐기물은 대기오염은 물론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소각로 증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1980년대 조성된 안강 두류공단에는 현재 ㈜ESG를 비롯해 폐기물관련업체 32곳이 입주해 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