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지팡이’ 선물하는 91세 할아버지

입력 2019-04-24 12:28 수정 2019-04-24 14:33

구순(九旬)이 넘은 할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손발이 되어줄 장수 지팡이를 기증해 화제다.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에 사는 서재원(91)옹은 24일 정상혁 군수에게 “몸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장수 지팡이 1000자루를 기증했다.

이 지팡이는 서옹이 지난 10개월 동안 주목·은행나무·괴목 등을 깎아 만들었다.

서 옹은 “몸이 많이 늙어 이제 귀도 잘 들리지 않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지팡이를 만들고 있다”며 “평소 게이트볼을 치면서 걷는 것이 건강 비결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 지팡이를 만들어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 옹은 지난 2015년부터 장수 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해 지금까지 기증한 지팡이가 3000여개에 달한다.

정상혁 군수는 이날 서 옹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정 군수는 “장수 지팡이를 사용하는 지역 어르신들이 더욱 건강해져 행복한 장수를 누를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기울여 제작한 지팡이를 기탁해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 옹은 점차 사라지는 짚공예를 발전시키기 위해 2000년부터 주민자치 프로그램 회원들에게 짚공예를 가르치고 있다. 2011년 관광·공예 상품공모전에 쌀 항아리를 출품해 입상한 서옹은 제자들과 함께 짚공예 작품들을 전시하기도 한다.

보은=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