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24일 고성산불 이재민과 만나 “수사결과 형사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민사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고성산불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사무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김 사장은 “한전 설비에서 산불이 비롯됐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수사 결과 여부와 관계없이 지자체와 협의해 한전이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성, 속초시민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성실한 조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형사적인 책임과 관계없이 비대위와 긴밀히 협의해 한전의 역할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산불 피해 이재민들은 한전이 명백한 입장 발표 없이 책임회피에만 급급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민들은 “한전이 현실적인 이재민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이재민 보상을 위한 대책을 전혀 갖고 오지 않았다”며 “한전이 언론플레이를 통해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고성 한전발화 산불피해 이재민 비상대책위원회 노장훈 비대위원장은 “한전 발화가 명백한 만큼 한전은 모든 배상을 해야 한다”며 “이재민들은 배상 이외에 그 어떤 것도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7시17분 고성군 토성면 주유소 앞 전신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고성과 속초 도심까지 번지며 큰 피해를 냈다. 산림 700㏊가 잿더미로 변했고, 주택 518채가 불에 타 이재민 1072명이 발생했다.
고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