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잡지 샘터를 발간하는 샘터사가 주최하는 ‘2019 샘터상 시상식’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일스스테이지(옛 샘터사옥)에서 열렸다.
올해로 40회인 생활수기 부문은 ‘아름다운 청년의 첼로 이야기’를 쓴 박관찬(33)씨가 수상했다. 박씨는 시청각장애인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며 힘들게 첼로 연주를 익힌 과정을 담은 수기를 출품해 당선됐다. 심사위원인 전상국 소설가는 “첼로 연습을 하던 청년에게 장애가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로 얼마든지 첼로를 연습하도록 허락해준 이웃들의 모습이 더불어 사는 사회의 참모습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글의 흐름도 짜임새가 있어 당선작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리를 전혀 들을 수 없는데다 악보마저 잘 볼 수 없는 박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오직 심장에 전해지는 현의 미세한 떨림에 의지해 ‘문 리버(moon river)’와 ‘사랑으로’를 연주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박씨는 “첼로는 눈과 귀가 아니라 영혼과 마음으로 연주하는 악기”라고 말했다.
44회를 맞은 시조 부문은 이을숙(64)씨가 ‘홍매화’란 작품으로, 제41회 동화 부문은 이주연(44)씨가 ‘할아버지 염탐 일지’란 작품으로 각각 수상했다. 시조 부문 가작은 ‘자벌레’를 출품한 김순철(62)씨와 ‘비린 밥상’을 쓴 이지은(38)씨가 선정됐고 동화 부문 가작은 ‘매직 미러’의 김지연(36)씨,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찾아서’를 쓴 김혜린(38)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생활수기 부문 가작은 ‘절망의 강을 건너게 해준 청동 장식품’을 출품한 김점식(74)씨와 ‘나의 시련기를 보내고’를 쓴 서정도(85)씨가 받았다.
샘터 독자들이 지난 1년 간 ‘샘물통장’에 성금을 모아 공익봉사단체에 후원하는 샘물상(제19회)은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대표 배미영)에게 돌아갔다. 샘터사는 독자들의 성금에 자사 기부금을 보태 총 691만4886원을 너른마당에 전달했다. 샘터사는 올해부터는 기존의 독자 후원금에 더해 단행본 및 잡지 매출의 일정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김성구 샘터 발행인은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 장애인들에게 취업 및 상급학교 진학 준비, 사회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너른마당의 활동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샘터의 가치와 다르지 않다”며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생님이 주말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고생하고 있는 너른마당의 활동에 작은 위로와 응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