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이자낼 돈 없는 ‘좀비기업’ 16곳…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입력 2019-04-24 09:27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500대 기업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좀비기업’은 16곳이었다. 3년 연속은 아니지만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59곳이나 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걸 뜻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385개 기업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8.6으로 전년 9.7 대비 1.1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2016년 181조1892억 원에서 지난해 170조2016억 원으로 6.1%(10조9876억 원) 줄어든 반면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18조6939억 원에서 19조7103억 원으로 5.4%(1조164억 원) 늘어나면서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

이자보상배율은 1년간 기업에서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그 해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지표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서 구한다. 따라서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다는 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하고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본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자료 : CEO스코어>

특히 지난해 반도체 호황을 누리며 기록적인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13조8223억 원에서 90조4712억 원으로 20.5%(23조3516억 원) 급감했고 이자비용은 17조9154억 원에서 18조9410억 원으로 5.7%(1조257억 원) 늘어났다.

영업적자 기업을 포함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상선, 동부제철, 한진, 한진중공업, 대성산업, 두산건설, 쿠팡, 대우전자, 우리이티아이, 신성이엔지 등 16곳이다. 이번에 좀비기업 명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기업은 한진과 쿠팡, 대우전자, 우리이티아이, 대성산업, 신성이엔지 등이다.

500대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은 곳은 S&T모티브로 40만7833에 달했다. 동서식품(3만5445), 에스엘라이팅(2만346), 동우화인켐(9382.9), 폴리미래(6305.7), 소니코리아(2805.8), 제일건설(2465.7), 스타벅스코리아(2463.0), 강원랜드(1840.5), 이노션(1618.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한국전력공사를 포함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상선, 영풍 등 34곳은 영업손실을 봤다. 세종공업,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 현대위아, 아시아나항공, 한국중부발전, 부영주택 등 25곳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가 43.2로 가장 높았고 서비스와 제약도 각각 14.1, 10.2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공기업은 1.0으로 2016년 6.0에서 2017년 2.8 등 매년 하락세를 나타냈다. 운송도 1.4로 간신히 1을 넘겼다.

한편 이자비용이 전무한 곳은 한국무라타전자, 한국쓰리엠, 이베이코리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등 17곳으로 외국계이거나 본사를 외국에 둔 기업이 많았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