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제 정답을 자녀에게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쌍둥이 자매가 법정에서 “시험문제의 정답을 미리 알지 못했고, 내신과 달리 모의고사 성적이 낮은 건 열심히 응시하지 않아서”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 심리로 23일 열린 현씨의 시험문제 유출 관련 공판에서 그의 쌍둥이 딸 A양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A양은 ‘현씨가 증인과 다른 쌍둥이 자매에게 중간·기말고사 시험 답안을 사전에 알려준 사실이 한 번이라도 있느냐’는 물음에 “결코 없다”고 답했다.
또 ‘실력으로 좋은 성적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로 모함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신과 달리 모의고사 성적은 왜 이렇게 낮느냐’고 묻자 “나는 모의고사를 열심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시험을 치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허위로 답한다면 증인의 인생에서 큰 잘못이 생길 뿐만 아니라 큰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에도 입장을 견지했다.
현씨는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2017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5차례 교내 정기고사 답안을 재학생인 쌍둥이 자매에게 넘겨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