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다!” 필리핀 지진 잔해 속 기적의 생환

입력 2019-04-23 13:58
필리핀 구조대가 23일 루손섬 지진 피해지역의 잔해 속에서 남성 1명을 들것에 실어 나르고 있다. 신화뉴시스

필리핀 북부 강진의 사망자가 23일 오후 1시(한국시간) 현재 11명으로 집계됐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밤사이에 시신이 추가로 발견됐다”며 “전날까지 6명으로 집계됐던 사망자 수가 11명으로 늘어났다. 실종자 24명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대부분 마닐라 북서쪽 팜팡가주 포락 콘드랄리토델라크루즈시장에서 무너진 추촌 슈퍼마켓의 잔해 속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슈퍼마켓에서 시신 4구가 발굴됐다.

지진은 전날 오후 5시11분(한국시간 오후 6시11분) 필리핀 북부 루손섬 잠발레스주에서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리히터 규모 6.1로,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원은 5.9로 각각 측정했다. 진원의 깊이는 20㎞쯤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홈페이지

규모 6.0~6.9의 지진은 최대 160㎞ 떨어진 곳의 건물을 파괴한다. 이번 지진으로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강한 진동이 감지됐다. 필리핀은 미국·멕시코 서부,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칠레로 이어지는 환태평양 조산대 ‘불의 고리’에 속하는 나라다.

한 번의 강진 이후 400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지만 규모는 약했다. 필리핀 군·경, 주민,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구조대는 잔해 속에서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서 밤새도록 고독과 공포를 이겨내고 이날 아침 생환한 생존자도 있다. 남성 1명은 잔해 속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구조대가 이 남성을 들것에 실어 옮길 때 주변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