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운봉산 산불은 실화...60대 농민 입건

입력 2019-04-23 13:17

산림 20㏊를 태우고 도심까지 위협한 해운대 운봉산 산불은 한 농민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농사폐기물을 태우다 산불을 낸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A씨(64)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3시15분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운봉산 3부 능선 자신의 텃밭에서 폐비닐 등 농사폐기물을 태우다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길에서 주운 일회용 라이터로 폐기물을 모아 태웠다. 그러나 순간 강한 바람이 불면서 불씨가 밭 주변 마른 잡초, 대나무 울타리 등으로 옮겨 붙었고, 건조한 날씨 속에 대형 산불로 번졌다. 불은 축구장 28개 면적에 달하는 임야 20㏊를 태우고 18시간 만에 꺼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5년 전부터 7평 크기의 텃밭에서 마늘과 상추를 심어 가꾸던 농민”이라면서 “범행을 자백했으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3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산불방지협회, 부산소방본부, 해운대경찰서와 최초 발화지로 지목된 해운대구 반송동 608의 1 일대 경작지와 임야에서 합동 감식을 벌인 뒤 화재 원인을 조사해왔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