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냐 비공개냐’, 김관영·지상욱 의총 충돌

입력 2019-04-23 11:44 수정 2019-04-23 11:57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고성으로 시작됐다. 의총을 언론에 공개할 것인지 비공개로 할 것인지를 놓고 김관영 원내대표와 바른정당 출신 지상욱 의원이 충돌했다. 바른미래당은 23일 의총에서 전날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트랙 합의안(선거제 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추인 절차를 밟는데 시작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지 의원은 이날 의총 시작 전부터 당의 비공개 의총 방침에 반론을 제기했다. 지 의원은 의총장 밖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에게 “당헌에 보면 공개가 원칙이다. 비공개로 하려면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늘로써 김관영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원들의 뜻을 대변하지 않을뿐더러 당론으로 정해진 공수처 사안을 갖다 버리고 민주당 안을 받아와 그것을 과반 표결로 통과시키려는 말도 안 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며 “원내대표 신임 여부부터 물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취재진을 대동하려는 지 의원을 당직자들이 막아섰지만, 지 의원은 “역사적 결정을 밀실에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헌법기관으로서 국민 앞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고 항의했다. 지 의원이 공개 의총을 집요하게 요구하면서 결국 취재진의 의총장 입장이 허용됐다.



취재진의 배석 아래 의총이 시작됐지만 비공개를 고수하려는 지도부와 공개 의총을 주장하는 지 의원 사이의 입씨름이 계속됐다.

김수민 대변인이 오늘 의총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취재진의 협조를 구하자 지 의원이 “의원들을 밀실 안에 가둬놓고 필요할 때만 언론을 부르고 불필요하면 나가라고 하는 게 맞냐”고 반발했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의총 공개 여부까지 표결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관행에 따라 비공개로 하겠다”고 했지만 지 의원이 물러서지 않았다.

지 의원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오늘 (비공개 의총을 통해) 과반 표결을 유도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표결을 해서 당론으로 정한 공수처안을 원내대표에게 드린 것이다. (원내대표 합의에서) 김 원내대표는 그걸 지키지 못하고 민주당 안을 받았다”며 “민주당도 의총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당이 표결하는 게 맞냐”고 했다.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표결을 과반으로 할지, 3분의 2로 할지 정하는 게 무슨 민주적인 절차냐”며 지 의원을 거들었다.

지 의원과 김 원내대표의 논쟁은 5분간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가 “개인적인 발언은 발언권을 얻고 말하라”며 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의원들 간에 신경전 속에 바른미래당 의총은 결국 시작 5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