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김관영은 오늘로서 우리 원내대표 아냐”…바른미래 의총, 전운 가득

입력 2019-04-23 11:01 수정 2019-04-23 11:02

바른미래당이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추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3일 소집한 의원총회는 개회 전부터 전운이 가득했다. 당 지도부 사퇴 요구 발언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지상욱 의원은 의총장에 입장하면서 취재진에게 “저는 오늘로서 김관영 원내대표가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김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지 의원은 “(김 원내대표는) 의원들 뜻을 대변하지 않을 뿐아니라 당론으로 정해진 공수처 사안을 갖고 가서 내다 버리고, 더불어민주당 안을 받아와서는 과반 표결로 통과시키겠다는 말도 안 되는 절차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고, 무슨 목적으로 하는지 알 수도 없다”며 “의총에서 원내대표 신임부터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신임을 묻겠다’는 뜻이 무엇인지 묻자, 지 의원은 “사퇴하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의총을 언론에 공개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도 충돌했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의총장에서 취재진이 퇴장해 줄 것을 요청하자, 지 의원은 “역사적인 사안을 결정하면서 밀실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총을 모두 언론에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전력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여야 4당의 합의안에 대해 의총 표결에서 과반 찬성을 얻으면 추인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패스트트랙 반대 진영에서는 당헌·당규상 당론으로 정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가 “의원들 간 충분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거듭 비공개 회의 진행 방침을 밝혔지만, 지 의원은 “오늘 의총에서 과반 표결을 유도하려는 것이냐”고 맞섰다.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유의동 의원도 “당의 중요한 의사 결정 과정은 공개하는 게 맞다. (비공개가) 무슨 민주주의라 할 수 있겠나”며 지 의원을 거들었다.

이후에도 지 의원 등이 계속 언론 공개를 요구하자, 김 원내대표는 결국 “지 의원은 발언권을 얻고 말하라”고 소리쳤다. 10분가량 승강이 끝에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