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재 3할 타율을 넘기고 있는 타자는 모두 23명이다. 예년 이맘때면 40명에 육박하던 것과 비교하면 투고타저의 기미마저 보인다. 그런데 23명에 포함된 타자 가운데는 과거 3할 타율을 기록한 적이 없는 새로운 인물들이 여러 눈에 띈다.
롯데 자이언츠 신본기(30)는 74타수 27안타로 타율 0.365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3위의 성적이다. 신본기는 2012년 KBO 데뷔 이후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3할을 때려낸 적은 한 번도 없다. 데뷔 첫해 타율은 0.105였다. 2016년 0.309를 기록하긴 했지만 25게임 출전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난해 139경기를 뛰며 3할에 근접했었지만, 시즌 막판 체력적인 문제 등으로 0.294에 그친 바 있다.
올해는 전혀 다르다. 리그 최강 9번 타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로 고정되면서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다 보니 타격에서도 힘이 붙었다. 실책은 한 개도 없다.
한화 이글스의 2년 차 2루수 정은원(19)의 활약은 눈부시다. 101타수 34안타, 타율 0.33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0.249와 비교하면 일취월장 수준이다. 34개의 안타 가운데 홈런 1개, 2루타 8개, 3루타 1개가 있다. 장타율이 0.465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433을 자랑한다. 18타점, 17득점을 올리며 한화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이상호(30)는 그동안 후보 선수 이미지가 강했다. 올해도 부상 중이었던 박민우(26)의 대체 선수로 시작했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88타수 29안타, 타율 0.330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0.335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227타수에 불과했던 성적이다. 지난해엔 114경기에 출전했지만 0.251에 그쳤다. 홈런이 아직 없는 등 장타력이 부족하고, 득점권 타율이 1할에 불과한 점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30)이 지난해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도루였다. 8개나 기록하며 뛰는 포수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올해는 타격으로 대결하고 있다. 61타수 19안타, 타율 0.311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2개에다 2루타 4개 등 장타력도 갖췄다. 아직 실책을 기록하지 않는 등 한화 주전 포수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가장 의외의 인물은 키움 히어로즈 장영석(29)일지 모른다. 2009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후 통산 타율은 0.234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 통산 100타점을 넘기지 못했다. 올 시즌 들어서는 87타수 27안타, 타율 0.310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5타점으로 두산 베어스 김재환(31)과 함께 타점 부문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이들은 시즌이 계속 진행될수록 타율이 3할 아래도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타격 순위표에 항상 있던 선수들과 경쟁하는 이들의 활약만으로도 야구를 보는 재미를 높여주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