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GCF(녹색기후기금) 연계 저개발국가 프로젝트 본격화

입력 2019-04-22 23:21 수정 2019-04-22 23:27
북한이 지난 1월 GCF에 공식적인 접촉창구인 국가지정기구(NDA)를 등록함에 따라 북한의 황무지에 나무를 심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과 북한 옹진반도 마합도에 자생하고 있는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사업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저개발국가에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위한 제안을 GCF에 할 경우 심의를 통해 국제적으로 조성된 녹색기후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GCF는 유엔과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북한이 개방될 것에 대비해 이른 시일 내에 본격적인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는 기후분야 세계 최대의 기후기금인 녹색기후기금(Green Climate Fund, GCF)의 신임 사무총장이 4월 부임한 것을 계기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글로벌 녹색기후 선도도시 및 국제 평화도시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22일 밝혔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과 야닉 글레마렉(Yannick Glemarec) 신임 GCF사무 총장은 이날 저녁 송도에서 첫 상견례를 겸하여 양 기관 간 공동 협력과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박남춘 시장은 야닉 글레마렉 사무총장의 취임을 축하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인천시와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는 GCF사무국에 감사를 전하며, 인천의 녹색기후 선도도시 조성과 동북아시아 긴장 완화를 위해 GCF사무국이 기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GCF는 지난해 7월 4일 사임한 전임 사무총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 세계적인 모집공고를 거쳐 30년간 기후변화, 발전, 금융 및 상호관계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험을 보유하고 있던 전(前) 유엔여성기구(UN Women) 부총재인 프랑스 출신인 야닉 글레마렉을 지난 2월 송도에서 열린 GCF 제22차 이사회에서 GCF의 새로운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

박남춘 시장은 이날 야닉 글레마렉 사무총장에게 인천시가 적극 추진하는 ‘GCF(녹색기후기금) Complex’ 조성에 함께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GCF Complex는 GCF를 기반으로 국제기구, 인증기구, 금융, 기업을 유치·집적화하는 ‘녹색기후금융·산업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박 시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 주최로 열린 민선 7기 첫 시·도지사 간담회 등 다양한 자리에서 정부에 이 사업의 비전을 설명해 왔다.

이 사업은 G타워 인근 송도동 24-1·2·3 부지(약 1만8500㎡)에 지하 3층, 지상 33층, 연면적 9만㎡ 규모로 추진된다.

시는 이곳에 GCF를 비롯한 유엔기구, 인증기구, 해외 국가기관, 국내외 기업 등이 입주하고 국제회의장 등을 집적화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덴마크 등은 유엔 건물을 가지고 있다.

2011년 조성된 덴마크 코펜하겐 ‘UN City’도 정부 주체로 건립되는 등 각 국가의 유엔 및 국제기구에 대한 정책은 정부가 주체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쯤 북한이 GCF에 공식적인 접촉창구인 국가지정기구(NDA)를 등록함에 따라 북한이 국제사회에 동참하고 국제적인 대북 긴장 완화를 위한 계기 조성과 인천의 평화특별시 만들기에도 GCF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GCF는 본부 주사무소가 인천에 있고, 인천이 중심이 된 북한 평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우선권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저개발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개발국가 자격을 갖춘 북한이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한 국가계획을 제시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조성한 녹색기후기금을 사용해 황무지 상태의 북한의 산림을 회복시키는 일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천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개도국 능력배양사업에 북한도 신청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이 새로운 소통 창구를 통한 협력의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는 이를 통해 국제적 긴장 관계의 완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면 인천이 평화도시로서 서해평화협력청과 유엔평화사무국 유치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인천은 GCF와 관련된 국제회의 개최를 녹색기후 선도도시 조성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보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GCF와 협력해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를 매년 개최하면서 해당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매년 찾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17차 WMO 농업기상위원회 총회(4월), 개도국 능력배양 워크숍(5월), UNFCCC 산하 재정상설위원회 포럼(7월), 제48차 IPCC총회(10월), 기후 민간투자 전문 콘퍼런스(10월) 등을 개최했다.

올해는 제23차 GCF이사회(7월), GCF 능력배양 회의, 제2회 GCF 민간투자 기후컨퍼런스(10월) 개최 등 녹색기후금융도시 조성을 위한 국제행사 인천 개최를 위해 협력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국제행사 이외에도 인천시와 GCF는 다양한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GCF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제기구 MICE-커리어 페어 참가, GCF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 채용 등 국제기구 협력프로그램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지역 대학생들을 선발(25명)해 GCF 이사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함으로써 향후 지역 대학생들이 국제기구에 진출할 수 있도록 경력을 쌓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아울러 인천시 식목일 행사에 GCF 사무국 임직원과 가족들이 매년 정례적으로 참여해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