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단 하루… ‘지구의 날’이 4월 22일인 이유

입력 2019-04-22 18:32
픽사베이 제공

우리가 발을 붙이고 선 땅, 생명의 원천인 물과 대기, 산천과 들판에서 자라는 열매와 곡식은 모두 지구를 구성하는 물질이다. 이 모든 물질을 영유하는 우리도 지구의 일원으로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지구의 품 안에서 생동하고 순환된다. 인류는 지구에 빚을 지고 있다. 이런 지구도 인류로부터 축하를 받는 연중 단 하루의 ‘생일’과 같은 날이 있다. 바로 ‘지구의 날(Earth’s day)’이다. 각국 시간으로 22일은 제49회 지구의 날이다.

물론 지구의 날은 지구의 생일이 아니다. 인류는 지구의 나이를 정확히 모른다. 인류사에 기록된 여러 가설, 지금 세대 과학계 다수로부터 인정을 받은 일부 정설만 있을 뿐이다. 성서의 창세기 속 땅이 혼돈하고, 빛과 어둠이 나뉘고, 궁창의 물로 하늘과 바다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인간은 없었다. 인류 중 어느 누구도 지구의 탄생 과정을 목격하지 못했다.

지구의 날은 유엔이나 각국 정부 차원의 기념일도 아니다. 유엔이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목표로 지정한 ‘세계 환경의 날’은 매년 6월 5일이다. 지구의 날은 미국의 민간 환경운동이 국제적인 연례행사로 확산되면서 자리를 잡은 기념일 정도로 볼 수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게이로드 넬슨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앞바다에서 발생한 석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환경파괴에 대한 국제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이듬해 4월 22일 지구의 날 기념일을 제안했다.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는 하버드대생 데니스 헤이즈 주도로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환경파괴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호소했다. 올해로 49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구의 날 운동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세계 113개국 대표가 모여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했다. 천연자원과 야생동물에 대한 보호, 오염물질과 열에너지에 대한 배출 규제, 해양오염 방지, 핵무기 등 대량살상용 화기 제거 등에 대한 국가별 권리와 책임이 이 선언에 명시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인스타그램

지구의 날은 이제 세계의 연례행사가 됐다. 기관·단체·학술지는 SNS에 환경보전의 메시지를 담은 글과 사진으로 지구의 날을 축하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터키계 미국인 암벽등반가 겸 사진작가 레난 오즈투크의 오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소개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장소들을 방문했고, 그곳의 아름다움을 가장 먼저 발견했다. 지구에 마땅한 사랑을 주자. 지구의 날이 (미국의) 국경일이 되도록 지지하자”고 호소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미 항공우주국(NASA)은 트위터에서 지구의 날을 기념해 각국의 사진 공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NASA는 파도, 일몰, 나무, 활짝 핀 꽃처럼 지구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포착한 사진을 ‘#PictureEarth’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공유해 달라고 팔로어들에게 요청했다. NASA는 이 사진들을 모아 기관 공식 콘텐츠로 제작할 예정이다.

김철오 강문정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