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경남 진주에서 일어난 방화·살인사건과 관련해 신고가 들어온 반복적 위협행위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선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22일 오전 출입기자단과의 정례간담회에서 “오늘부터 5주간 반복적 위협행위 신고를 일제 점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관계기관과 종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청장은 “예방적 차원에서 수사에 바로 착수할 사안도 있을 것”이라며 “조치해야 할 사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판단하겠다”고 했다.
이어 “경찰관이 현장에 나갔을 때 그 사람(피신고자)이 어떤 사람인지(정신질환자인지 아닌지) 잘 알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대응을 하는 등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의 현장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진상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인득(42)은 지난 17일 새벽 진주시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20명의 사상자를 냈다.
안씨는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으며 과거 5년간 68차례 관련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 이전 2년 9개월 동안은 병원에 다니지 않았다.
사건 발생 수개월 전부터 오물 투척 등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안씨를 주민들이 수차례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이 적절히 조치했다면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민 청장은 지난 18일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올해 안씨에 대한 경찰 신고가 잇따랐던 것과 관련해 “당시 신고 사건이 적절하게 처리됐는지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조사를 통해 문제가 있어 책임질 일이 있다면 질 것이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민 청장에게 “안씨에 대한 경찰 신고가 10건이 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서나 파출소에서 이 사람 조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안 했느냐”고 항의했다.
또 “수사상황 역시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다. 수사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민 청장은 “유족들이 언론을 통해 수사상황을 안다는 것은 큰 결례”라며 “수사과정에 대해서는 유족에게 직접 설명하고 또 유족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경찰청이 복지부 등과 함께 대책을 마련하겠다. 제도·정책적으로도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