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 득점이 더 어렵다”는 호날두… 사실일까?

입력 2019-04-23 13:1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1일 피오렌티아와 2018-2019 세리에A 경기에서 동료에게 패스를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스페인 축구와 이탈리아 축구는 상반된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스페인은 기술적인 공 제어 능력을 바탕으로 공간을 장악하는 점유율 축구를 추구한다. 반면 이탈리아는 ‘빗장 수비’를 뜻하는 카테나치오로 대표된다. 수비 조직력을 중요시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레 미드필더 진영부터 시작되는 공격적인 플레이보다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을 선호한다.

이탈리아는 마지막인 2006년, 스페인은 유일한 2010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축구의 주류로 떠올랐다. 특히 스페인은 월드컵만이 아니라 2008년과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서 정상을 차지해 그 전후 4년간 메이저 3관왕의 전무한 기록을 작성했다. 같은 기간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역시 유럽축구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이탈리아는 조직력과 ‘수비’를, 스페인은 공간 점유와 ‘공격’을 중요시한다. 그렇다면 공격수 입장에서 이탈리아 프로축구에서 득점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상대 수비진들의 좁은 간격 때문에 직접 슛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두 리그에서 모두 활약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 질문에 답했다.

이탈리아 유벤투스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1일 세리에A 우승을 확정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호날두는 21일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확정한 뒤 득점 하기 어렵다며 웃음지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보다 이탈리아가 골을 넣기 훨씬 어렵다”며 “이 곳은 공격보다 수비가 우선이다. 수비를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공간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페인 팀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중원 장악을 위해 전진하기 때문에 득점하기 훨씬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호날두는 지난 시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프리메라리가 27경기에 나서 26골을 득점했다. 경기당 1골에 가까운 득점력이다. 올 시즌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치른 세리에A에서는 27경기에 나서 19골을 기록했다.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5골을 제외하면 수치는 훨씬 줄어든다. 같은 경기를 치렀음에도 훨씬 적은 득점을 기록했다.

호날두의 말이 사실일까. 두 리그의 최근 3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와 세리에A의 평균 라운드당 평균 득점은 각각 2.59골, 2.67골이다. 세리에A에서 더 많은 득점이 터졌다. 지난 시즌은 프리메라리가가 라운드당 2.69골, 세리에A가 2.68골이 나왔다. 차이가 없다. 2016-2017 시즌 역시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세리에A에서 더 많은 득점이 터졌다. 라운드당 프리메라리가는 2.94골, 세리에A는 2.96득점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리그에서 득점을 터뜨리기 더 어렵다는 호날두의 발언은 두 리그의 상반된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객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난 시즌 33경기에 나서 29골을 기록하며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한 라치오 공격수 치로 임모빌레는 이전 시즌 스페인 세비야 소속으로 전반기 2골에 그치며 임대 계약이 해지되기까지 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