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문 대통령이 북에 전달한 트럼프 메시지 갖고 있다”

입력 2019-04-21 07:53 수정 2019-04-21 10:21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외신 보도했다. 북한이 잇따라 미국 협상단을 비판한 상황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CNN은 복수의 한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건넬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며 “이 메시지엔 현재 방침에 중요한 내용과 북·미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상황을 이어갈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이나 문 대통령이 이 메시지를 어떻게 받았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정황상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조만간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CNN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무슨 말을 했는지 매우 궁금해할 것이고 한국정부는 김 위원장이 여전히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뜻은 간단명료하다. 스몰 딜이든, 빅 딜이든, 좋든 나쁘든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고 그 과정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팀을 잇달아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에게 회담에서 빠지라’는 취지의 발언했다고 전했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을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 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한다”며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면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대화상대로 나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폼페이오 장관은 “변한 게 없다. 우린 협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협상팀을 책임지고 있다. 내 협상팀과 비건 특별대표가 미국의 노력을 계속 이끌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최선희 제1부상은 20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말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제1부상은 “언제 한번 이성적인 발언을 하리라고 기대한 바는 없지만 그래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분(양국 정상) 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정상회담)과 관련해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제1부상은 또 “볼턴의 이 발언이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해 조미(북미) 수뇌분들의 의사에 대해 몰이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제 딴에 유머적인 감각을 살려 말을 하려고 하다가 빗나갔는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 보인다”며 “경고하는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 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17일 볼턴 보좌관이 블룸버그통신과 한 인터뷰를 겨냥한 발언이다. 볼턴 보좌관은 3차 북·미 정상회담 전 미국이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으로부터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진짜 징후를 봐야, 3차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합의를 할 수 있다면, 3차 정상회담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 현재는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